티스토리 뷰


이 책은 최근에 행운과 함께 내게 찾아온 책이다. 아파트 분리수거함의 폐휴지함에서 대여섯 권의 동화를 구했는데 그 책들이하나같이 내게보석같이 영롱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동화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었다. 무언가 현실과는 동떨어진 사연이거나, 도덕 교과서같이 누구나 아는 상식을 강요하는 이야기 정도로 알고 있었다. 어린 시절에도 동화는 그리 즐기지 않았던 듯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동화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것이 우습게도 그림을 통해서이다. 작가가 미처 표현하지 못했거나 세세한 사연이 표현된 삽화를 볼 때는 그 한 장만으로도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많은 삽화가 실린 동화집은 아름다운 작품집을 보는 듯한 감동을 주었다. 이 작품에도 아름다운 삽화가 담겨 있다. 하지만 작품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동화 중에 다섯 손가락에 충분이 들 정도로 빼어난 걸작이었다. 이 작품집에는 세 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그것은 이하은의 <하늘목장>, 한아의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 조혜미의 <신데렐라는 사랑스러워>으로, 각각 장편과 단편과 중편 부문 당선작들이었다. 세 편 모두 아름다운 작품으로 느껴졌지만 특히 장편인 <하늘목장>이 좋았다. 현실적이면서도 적당히 신비로웠으면, 동화로는 드물게 어른들의 갈등까지 담고 있다. 주인공인 나영이는 초등학교 5학년 소녀다. 나영이의 아빠는실직한 뒤 고향에서 젖소 목장을 시작했는데, 시골에 가기를 싫어하는 엄마와 갈등이 있다. 나영이는 아빠를 선택해서 시골까지 온 것이다. 그런 나영이가 젖소인 콩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이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 작가의 역량인 듯하다. 작품을 통해 젖소의 성격과 생태를 알게되는 것도 뜻밖의 배움이었다. 즐겁고 건강한 마음을 지닌 젖소의우유를 먹은 아이들은 맑고 밝게 자라고, 주인에게 꾸중을 듣거나 짜증나는 마음을 지닌 젖소의 우유를 먹은 아이들은 어두운 마음을 지닐 것이리라는 말이 가슴에 길게 남았다.내가 아무리 열심히 가르친다고 해도 마음이 어둡거나 싫증을 내는 상태로 교단에 선다면 학생들은 어두운 지식을 갖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숙연해지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이 이런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이런 책이야 말로 마음뿐만 아니라영혼의 양식이 되지 않을까? 어른들도 역시 읽었으면 좋겠다. 부모나 교사들의 마음과 영혼이 맑아진다면 자녀나 학생들에게 밝은 가르침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문화방송과 금성문화재단이 어린이들의 독서력 향상과 청소년 문화 진흥을 위해 함꼐 펴낸 제16회 MBC창작동화대상 수상작품집입니다. 실직한 가장이 고향에 내려가 목장생활로 정착하는 과정을 그린 장편 당선작 하늘목장 을 비롯해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 , 신데렐라는 사랑스러워! 등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본문 중간중간 삽화가 그려져 있어 어린이들의 이해를 더욱 돕습니다.

장편 당선작
- 하늘목장/이하은

단편 당선작
- 바다 건너 불어온 향기/한아

중편 당선작
- 신데렐라는 사랑스러워/조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