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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 이래요? 매년, 매달, 아니 매주 마음먹는 자기계발 계획들.
이번엔 꼭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책을 읽을 거야. 라고 굳게 다짐하고
알람을 맞추지만, 그 알람은 언제나 저를 배신하죠. 아니, 제가 저를 배신하는 건가요?

새해에 샀던 멋진 다이어리는 첫 장만 빼곡하고 나머지는 새하얀 상태 그대로고,
습관 만들기 앱은 알림을 꺼버린 지 오래예요. 😥
사실 저도 꾸준함이라는 걸 좀 가져보고 싶거든요.

왜 나는 남들처럼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까, 자책하는 마음이 제일 힘들었어요.
SNS 보면 다들 운동하고, 공부하고, 엄청난 생산성을 자랑하는데
그 앞에서 저는 한없이 게으른 사람 같고, 어쩐지 세상에서 제일 뒤처진 기분이 들었죠.

근데 있잖아요.
요즘은 그냥 생각을 바꿨어요.
어제도 아침에 헬스장 가려다 넷플릭스 켠 거 있죠. 에이 모르겠다, 오늘은 내 몸이 쉬라고 했나 보다 하고 그냥 봤어요.
그렇게 푹 쉬어버린 날도 다음 날 다시 다짐하면 되는 거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그날 하루를 통째로 망쳤다고 생각했을 텐데 말예요.

진짜 우리가 힘든 건 완벽주의 때문인 것 같아요.
0 아니면 100, 딱 이분법적으로만 세상을 보려고 하니까 조금만 어긋나도 모든 걸 포기하게 되는 거예요.
완벽하게 하루를 망쳐버린 나 자신에게 다음 날 다시 시작할 용기를 주기가 너무 어려워지는 거죠.
솔직히 말해서 저는 요즘 자기계발이 아니라 자기 회복이 더 필요해요.





자꾸 넘어지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실 엄청난 절제가 아니에요.

누가 그러잖아요, 시작이 반이다.
우리 시대에는 이 말이 좀 다르게 들리는 것 같아요.
시작은 했는데, 그 나머지 반을 매일매일 이어가는 게 사실은 진짜 싸움이잖아요.
매일 100점짜리 습관을 만들 필요는 없어요. 5점짜리, 10점짜리라도 괜찮으니까
그냥 다음 날 눈 떴을 때 다시 책상 앞에 앉는 것, 그게 아마 나머지 반을 채우는 비법이 아닐까요.
그 5점이라도 꾸준히 쌓아가는 게 더 중요해요. 가끔은 0점도 괜찮고요.

저도 그래요. 갑자기 고백하자면, 요즘 핫하다는 만년필을 샀거든요.
이걸로 멋진 메모를 매일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
근데 잉크 카트리지 바꾸는 게 너무 귀찮아서 그냥 서랍에 넣어뒀어요.
이게 뭐라고, 그냥 샤프 펜슬로 메모하는 게 저한테는 더 쉬운 일인데 말이죠.
괜히 멋진 도구에 집착하면서 스스로에게 부담을 준 거죠.

결국 나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건
나의 게으름이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부터 시작하는 거 같아요.
오늘 조금 덜 열심히 했어도, 괜찮아. 어제보단 나았잖아.
아니, 어제보다 못했어도, 그냥 잠이나 푹 자고 내일 다시 해보자.
이렇게 나 자신에게 위로를 건네는 게 진짜 긍정적인 변화의 시작이더라고요.

우리는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는 사람들이에요.
자꾸만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면서 자기계발이라는 굴레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냥 우리 마음이, 우리 몸이 원하는 속도로
조금씩, 삐뚤빼뚤하게 걸어가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
우리 모두 오늘 하루도 스스로에게 져주느라(?) 고생 많았어요. 하하.
그럼 내일 또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봐요! 화이팅.